정일미, LPGA 투어의 영원한 맏언니
2009.03.28 21:55
![]() |
| 정일미(자료사진) |
(피닉스=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 "요즘 한국에 계신 아버지와 전화 통화를 끝낼 때 꼭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강한 자가 살아남는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다. 그러면 내가 여든 살 넘어서까지 골프를 쳐야 하나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최고참 정일미(37.기가골프)는 이렇게 말하고서 까르르 웃었다.
화려했던 한국 무대를 제쳐놓고 2004년 LPGA 투어 신인으로 뛰어든 정일미도 이제 미국 생활 6년째로 접어들었다.
27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개막한 J골프 피닉스 LPGA 인터내셔널에 출전한 정일미는 LPGA 투어에 먼저 뛰어든 후배 박세리(32)나 김미현(32)이 있지만 밝은 미소에는 후배들을 다독거리는 맏언니의 인상이 배어 있다.
작년에는 LPGA 투어 선수집행위원회 이사라는 직책까지 맡으면서 더 일이 많아졌다고 한다.
한국 선수들에 대한 견제가 많은 탓에 각종 민원도 정일미에게 많이 들어 온다.
"얼마전 멕시코 대회 때 한국 선수 부모들이 카트를 탔다는 불만이 접수됐어요. 너무 한국 선수들만 겨냥하길래 다른 나라 선수 부모들은 더 하지 않느냐며 받아쳐 줬지요"
이런 민원들로부터 후배 챙기기까지 모두 정일미의 몫이다.
정일미는 "사귀는 남자친구 인상이 어떠냐고 사진을 봐달라 하기도 하고 샷이 안된다며 교정을 해달라는 후배도 있다"며 "이일저일을 봐주다 보면 어떤 때는 내가 훈련도 못하고 대회에 출전하는 때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정일미 자신도 고민은 많다. LPGA 투어에 진출하고나서 아직까지 우승이 없으니 성적이 제일 걱정이다. 젊은 후배들이 치고 올라오는데 고참이 시드만 차지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었다고 한다.
정일미는 "이런 말을 들을 때는 섭섭하기도 하지만 그대로 물러서기에는 골프에 대한 열정이 너무도 뜨겁다"고 말했다.
성적이 나지 않을 때면 한국에서 하던 버릇 그대로 미국에서도 하고 있다. 만화책을 잔뜩 빌려 새벽까지 읽는 것이다.
어제는 백스윙이 왜 그랬지, 짧은 퍼팅 때 호흡을 어떻게 했더라, 고민하다가도 만화책 읽고 나면 마음이 편해지고 골프를 새로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요즘 후배들에 대해서 정일미는 "너무 공을 잘 친다. 나는 왜 이렇게 못치지라는 자괴감이 들 정도"라고 칭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생각도 털어놓았다.
정일미는 "후배들이 너무 골프 밖에 모르고 살아서 그런지 여유가 없어 보인다"며 "책도 많이 읽어 지식도 쌓아 남을 배려할 줄 아는 프로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혼자 생활하다보니 요즘에는 고국에 계신 부모님 생각도 많이 난다는 정일미는 "얼마 전 부모님께 10만달러를 송금했다. 그런데 부모님이 그 돈을 나만 찾을 수 있도록 해놓은 통장에 입금한 뒤 한국에 돌아오면 직접 찾아 쓰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새삼 부모님의 마음이 더 고맙게 느껴진다는 정일미는 "상금 랭킹 상위권에 들지는 못하지만 아직까지 내 힘으로 미국 생활을 해나갈 수 있다"며 밝게 웃으며 오늘도 후배들이 기다리는 연습 그린에서 땀을 흘렸다.
cty@yna.co.kr
푸우


블루이글
포스트세리
슈퍼루키
다른 선수들이 비해 미국진출이 빨랐던 것도 아닌데 선수집행위 이사가 된걸 보면
영어실력도 빨리 늘었고 친화력도 좋으신듯!
올시즌에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모습도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