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미셸 위 ‘5000만달러 소녀’ 되다
2009.11.26 13:06
ㆍLPGA 첫 우승으로 실력까지 겸비 '상품가치' 치솟아
2005년 프로에 뛰어들 때 그는 '1000만달러 소녀'로 불렸다. 4년이 지난 현재의 몸값은 5배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미셸 위(21·한국명 위성미)가 지난 11월16일 멕시코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 생애 첫 LPGA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우승 직후 미셸 위는 자신의 트위터(twitter.com/themichellewie)에 "모든 팬들과 가족, 나이키와 오메가, 데이비드(레드베터), 친구들, IMG 직원들에게 감사한다"고 썼다. 스폰서인 나이키와 오메가에도 감사의 말을 잊지 않은 게 특이하다. 비즈니스 감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앞으로 10년간 스포츠 마케팅 아이콘"
미국 CNBC의 스포츠 비즈니스 기자인 대런 로벨은 "LPGA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미셸 위의 이름은 다시 황금이 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지난 7월 미셸 위에 관한 책 < 분명한 사실: 골프천재 미셸 위의 성공과 몰락 > 을 쓴 스포츠 프리랜서 에릭 애들슨은 "(그의 장래성에) 커다란 믿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애들슨은 미셸 위가 오랜 기간 대중에 노출됐지만 이제 갓 스물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LPGA 72승의 살아 있는 전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23살에 LPGA 첫 우승을 했고,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의 첫 승은 21살 때였다. 타이거 우즈(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에서 처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것은 20세9개월이었다. 미셸 위는 지난달 스무살이 됐다.
센트럴플로리다 대학 스포츠 비즈니스 매니지먼트 프로그램의 빌 서튼 교수는 "미셸 위는 앞으로 10년간 스포츠 마케팅의 아이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미셸 위가 안나 쿠르니코바와 소렌스탐 가운데 누구의 전철을 밟을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테니스 스타인 쿠르니코바(러시아)는 빼어난 미모와 패션 감각으로 큰 인기를 누렸지만 투어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거대 스포츠 기업과 맺은 거액의 스폰서 계약도 짧은 선수생명처럼 오래 가지 못했다. 반면에 소렌스탐은 1994년 데뷔해 지난해 은퇴할 때까지 15년 동안 정상권에서 군림했다.
몸값에 관해서라면 미셸 위가 소렌스탐을 능가한다. 2005년 나이키, 소니 등과 1000만달러 계약을 맺을 때 세계랭킹 1위 소렌스탐의 스폰서 계약금은 600만달러였다. 당시 미셸 위는 가장 돈 많은 여성 프로골퍼로 자리매김했다. 검증되지 않은 어린 선수가 거액의 스폰서 계약을 맺자 '돈만 밝힌다'는 비난이 나오기도 했다. 21살 때인 1996년 프로로 전향한 우즈는 미셸 위가 16살에 프로를 선언하자 "나는 그 나이 때 프로 전향은 꿈도 못 꿨다"며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 미셸 위는 나이키 옷을 입고 나이키 드라이버와 아이언, 웨지, 퍼터, 볼을 사용했다. 우즈는 나이키 광고에 자주 등장하지만 미셸 위는 그렇지 못했다. 이제 나이키골프는 곧 미셸 위의 첫 우승을 축하하는 광고를 내보낼 방침이다. 미셸 위가 오래 전부터 오메가 시계를 차고 있음에도 오메가의 광고 모델 스포츠 스타는 수영의 마이클 펠프스(미국)와 골프의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뿐이었다. 우승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조만간 오메가 광고에서도 미셸 위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스포츠 비즈니스 관계자들은 미셸 위의 LPGA 첫 승이 2006년 우리나라에서 열린 아시아투어 SK텔레콤오픈에서 처음 남자대회 예선을 통과한 것보다 더 큰 효과를 갖는다고 분석한다. 서튼 교수는 미셸 위의 스폰서들이 가까운 시일에 후원계약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의 스포츠비즈니스데일리는 미셸 위가 5000만달러(약 576억원) 선에서 스폰서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점쳤다.
LPGA 인기 부흥 이끌 기대주
미셸 위의 우승은 몸값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의미를 갖는다. 그의 우승은 LPGA가 마케팅 전문가 출신인 마이클 완을 새 커미셔너로 선임한 지 18일 만이었다. 대회 축소로 사퇴 압력을 받던 전임 캐롤린 비벤스 커미셔너는 임기 18개월을 남겨둔 채 지난 7월 중도사퇴했다. 신임 완 커미셔너는 "LPGA 투어의 내년 경기 일정을 보고 (대회수가 적어) 매우 놀랐다"면서 "위기에 놓여 있는 LPGA 투어는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회복세에 미셸 위가 탄력을 붙이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것이다. LPGA 투어는 지난해 34개 대회가 열렸으나 내년에는 24개 대회만 예정돼 있다.
LPGA 투어에서 미국이 힘을 잃은 지는 오래다. 소렌스탐-박세리-캐리 웹의 삼두체제가 10년 이상 이어졌고, 지금은 오초아와 신지애·최나연 등 한국선수들을 비롯한 쩡야니(대만) 등 아시아,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등 유럽세가 우승컵을 가져가고 있다. 국내 언론은 미셸 위의 우승을 한국 및 한국계 선수로는 올시즌 LPGA 12승째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녀는 엄연히 미국 국적의 한국계 미국인(Korean-American)이다.
이 상황에서 미국 선수로는 지난 5월 이후 처음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미셸 위의 등장은 가뭄에 내린 단 비와 같다. 폴라 크리머, 모건 프레슬(이상 미국), 오초아 등도 인기가 높지만 그들의 우승에 대해 팬들은 덤덤해 한다. 반면에 미셸 위의 우승은 뉴스가 됐다. 실제로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 이어 열린 시즌 마지막 대회인 투어챔피언십에서 가장 많은 인터뷰 요청을 받은 선수는 미셸 위였다. 스타성을 갖춘 미셸 위가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해 우승 경쟁을 벌인다면 PGA 투어에 빼앗긴 인기를 되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경제 위기를 빌미로 차츰 LPGA를 외면하고 있는 스폰서들을 붙잡아둘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미셸 위는 TV와 스폰서가 좋아하는 상품성을 갖추고 있다는 게 스포츠 마케팅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미셸 위에게는 '엄청난 축복을 받은 행운아'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183cm의 늘씬한 키와 예쁘장한 얼굴, 세련된 패션감각 등을 자랑한다. 게다가 명문 스탠퍼드 대학에 재학중이다. 프로골프 선수가 본업이지만 경기 외적 요소만으로도 주목받기에 충분하다. 남자 못지않은 호쾌한 장타를 앞세운 골프 실력이 오히려 처질 정도였으나 이제는 LPGA 마수걸이 우승을 일궈내면서 정상급 골퍼로서도 각광받게 됐다.
물론 미셸 위 앞에 탄탄대로만 놓인 것은 아니다. 한 시즌에 적어도 2승은 거둬야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PGA의 '우즈-필 미켈슨(미국)'처럼 LPGA에서도 '미셸 위-OOO'라는 라이벌 관계까지 형성된다면 그 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다.
< 체육부·안호기 기자 haho0@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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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pires
푸우
확실히 내년에 기대되기는 하는데..
인격적으로도 성숙한 선수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